준강간 심신상실 판단 기준,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을 가르는 대법원 판례 정리 > 성공사례

준강간 심신상실 판단 기준,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을 가르는 대법원 판례 정리


준강간 사건에서 법원이 심신상실·항거불능을 어떤 자료로 판단하는지, 그리고 유죄를 전제로 할 때 동종 집행유예 전력, 합의, 범행 인정이 양형에서 어떻게 평가됐는지를 대법원 판결과 하급심 판결문을 통해 정리한 글입니다.


1. 이 글이 전제로 한 사안과 다루지 않는 범위

이 글은 아래와 같은 사안을 상정하여 정리했습니다.

· 피해자가 심신상실 상태였음을 이용했다는 혐의, 즉 준강간으로 기소된 경우

· 피고인과 피해자가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인 경우

· 피고인이 범행의 일부를 인정하고 있는 경우

· 구속기소 상태에서 피해자 측과 합의금을 두고 협의하는 단계인 경우

·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

반대로 다음 내용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 형법 제299조의 '추행'(준강제추행)은 별도의 글에서 정리하고, 이 글은 '간음'을 중심으로 합니다.

· 실형 전력(누범에 해당하는지 여부)과 벌금 전력은 범위에 넣지 않았습니다.

· '동종 집행유예 전력'은 전력 판결의 확정일, 유예기간, 실효·취소 여부에 따라 법적 의미가 달라지므로 6장에서 경우를 나누어 설명합니다.


2. 먼저 짚어 볼 조문

조문: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는 사람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 제297조(강간)·제297조의2(유사강간)·제298조(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죄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성립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법정형: 형법 제297조(강간)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제300조에 따라 제299조의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다음 두 가지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1간음하던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을 것

2피고인이 그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간음했을 것

고의에 관해 서울북부지방법원은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등을 인용하면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는 사실과 그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다는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받아들이는 내심의 의사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요건은 모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뒤에서 볼 무죄 판결들에는 이 증명 책임이 공통된 배경으로 깔려 있습니다.


3.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틀

가. 개념 정의

대법원은 2021. 2. 25. 선고 2018도10634, 2018전도86 판결과 2018도7190 판결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 심신상실: 정신기능에 장애가 있어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 항거불능: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입니다. 이 정의는 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9422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등에서 이어져 왔습니다.

· 포함되는 범위: 깊이 잠들었거나 술·약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경우는 물론이고, 의식을 완전히 잃지 않았더라도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합니다.

나. 세 가지 상태를 구분하는 방식

상태내용대법원의 판단
알코올 블랙아웃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올라 기억을 만드는 과정(인코딩)이 손상되어, 나중에 그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기억장애만 있었다면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패싱아웃알코올의 최면·진정 작용으로 잠들거나 의식을 잃은 상태심신상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의식은 있으나 행위통제능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의사를 형성하는 능력이나 침해에 맞서는 저항력이 현저히 낮아진 상태항거불능에 해당하여 준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

다. 법원이 종합하도록 한 사정

피고인이 "피해자는 의식이 있었고 기억만 하지 못할 뿐"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대법원은 아래 사정을 면밀히 살펴 범행 당시의 상태를 판단하라고 합니다.

· 음주량, 음주 속도, 경과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평소 음주 뒤 기억장애를 겪은 경험

· CCTV나 목격자를 통해 확인되는 당시의 상태와 언동

·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방식·계기

· 피해자의 연령, 경험, 성에 대한 인식, 심리적·정서적 상태

· 성적 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 진술이 합리적인지 여부

· 사건 이후 두 사람이 보인 반응

관련 판례: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등 (서울북부지방법원과 제2지역군사법원이 인용)

두 법원은 이를 근거로 다음 두 가지를 덧붙였습니다.
· 피해자가 스스로 걷거나 이름을 말했다는 사정만으로 심신상실이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
· 두 사람의 관계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 상태였다면 성적 관계를 맺거나 수동적으로라도 동의했으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단순 블랙아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

라. 대법원 판결 3건의 실제 결론

판결상고인결과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도7190 판결(준강간미수)검사상고 기각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도10634, 2018전도86 판결(아청법위반(준강간))검사상고 기각
대법원 2023. 3. 9. 선고 2023도423 판결(준강간)피고인상고 기각

앞의 두 사건에서 원심은 피해자의 당시 상태를 블랙아웃 증상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2018도7190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만취해 필름이 끊겼다고 진술했고 목격자들이 비틀거리는 모습을 진술했습니다. 2018도10634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화장실 이후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이 있는데도 패싱아웃이나 행위통제능력 저하의 가능성을 심리하지 않은 채 블랙아웃 가능성만 언급한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부분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그리고 준강간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2023도423 판결은 같은 법리를 설시한 뒤, 원심이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데에 심리미진이나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아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종합하면: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기억이 없다"는 사정에서 곧바로 블랙아웃을 전제하지 말고 패싱아웃과 행위통제능력 저하의 가능성까지 심리하라는 것입니다.

다만 이 기준이 정립된 두 사건에서 무죄 결론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유지되었다는 점도 함께 읽어야 합니다.


4. 같은 기준을 적용했는데 하급심 결론은 왜 갈렸나

세 판결 모두 위 대법원 법리를 따랐지만 결론은 서로 달랐습니다. 판결문에 나타난 근거를 항목별로 나란히 놓고 보면 그 차이가 드러납니다.

항목서울북부지법 2022. 12. 6. 선고 2021고합474 (유죄)제2지역군사법원 2024. 6. 20. 선고 2024고23 (무죄)인천지법 2026. 1. 15. 선고 2025고합781 (무죄)
음주량·속도약 1시간(19:25~20:25경) 동안 소주 5병을 마셨습니다. 피해자가 평소 주량을 소주 3병 정도로 진술하여 평소 범위로 볼 여지는 있으나, 짧은 시간에 빠르게 마셨습니다.소주 약 3병으로, 평소 주량 정도였습니다.약 2시간 동안 맥주 500cc 4병을 마셨고, 평소 주량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객관자료주점·주차장·계단에서 반복해서 넘어졌고, 신발을 벗은 채 부축을 받아 이동했으며, 호텔 CCTV에는 기대어 걷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소변에서 음주 대사체가 검출되었고 찰과상·타박상도 여러 곳에 있었습니다.판결문에 CCTV·감정 자료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모텔 입실(04:28경)과 범행(04:30경) 사이의 간격이 짧아 깊이 잠들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혈액 알코올농도 0.033%, 소변 0.064%였습니다. CCTV에는 살짝 취한 정도로,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피해자의 기억소주 2병 이후의 기억이 없고 성관계도 일부만 기억하며, 수사기관부터 법정까지 진술이 일관되었습니다.모텔에 입실할 때까지는 비교적 선명하게 기억했습니다. 평소 필름이 부분적으로 끊겨도 주변에서는 멀쩡해 보였다고 진술했습니다.술집을 나온 뒤부터 기억이 없습니다.
사건 이후약속이 있던 친구들에게 아무 연락 없이 잠든 채 부모에게 발견되었습니다.피고인과의 성적 관계 자체에 크게 거부감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진술들이 있었습니다.메시지에서 피고인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도 숨기지 않고 답했고, 피해자가 의식이 없었다고 추측할 만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관계·경위당일 처음 만났습니다.이전에도 술자리 뒤 성관계를 한 적이 있습니다.앱으로 만나 이미 한 차례 만난 사이였고, 늦은 시간의 술자리를 미리 약속했습니다.

가. 유죄가 선고된 사건: 서울북부지법 2021고합474

피해자는 주점을 나오다가 넘어지려 하여 종업원의 부축을 받았습니다. 이후 주차장에서도 여러 차례 넘어져, 피고인이 일으켜 세우기 전에는 스스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법원은 호텔 CCTV 영상 역시 정상적인 판단·대응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를 뒷받침한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 측은 주점 건물 지하에서 피해자가 구강성교를 했으니 의식이 분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주점을 나설 때부터 이미 몸을 가누지 못했던 점, 두 사람이 당일 처음 만난 사이인 점, 장소가 외부 및 계단과 연결된 지하 공간이었던 점을 들어, 설령 그런 행위가 있었더라도 술에 취한 상태의 무의식적 행동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판례: 서울북부지법 2022. 12. 6. 선고 2021고합474 판결 (고의 판단)

법원이 고의를 인정한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고인이 주점에서 객실까지 쓰러지는 피해자를 일으켜 세우고 부축했습니다.
· 수사기관에서 성관계 도중 피해자가 샤워실 바닥에 앉아 있었고 넘어져 긁힌 상처가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가 추궁하자 호텔 위치를 알려 주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범의가 부정되지 않는다고도 보았습니다.

나. 무죄가 선고된 사건 두 건

제2지역군사법원 2024고23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심신상실 가능성에 의심이 든다고 하면서도, 아래 세 가지 사정을 들어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판례: 제2지역군사법원 2024. 6. 20. 선고 2024고23 판결

무죄 판단의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평소 주량 범위의 음주였고 입실 직후에 범행이 이루어져, 깊은 잠에 빠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 피해자에게 평소 기억이 끊겨도 멀쩡히 행동한 경험이 있어 블랙아웃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
· 이전 관계와 사건 후 진술에 비추어 수동적으로 동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고의 역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인천지법 2025고합781은 음주량과 알코올 농도, CCTV, 사건 직후의 메시지를 종합했습니다. 그리고 피고인이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를 설명한 진술에 합리성이 있고 이를 허위로 볼 근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읽을 때 유의할 점: 두 무죄 판결은 제1심 판결이며, 이후 상소 여부는 판결문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이 판결들도 "기억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무죄를 선고한 것이 아니라 위 사정들을 종합한 결과입니다.

다. 비교에서 읽히는 경향

아래는 위 판결문들을 나란히 놓고 정리한 해석이며, 판결문에 그대로 적힌 문장은 아닙니다.

· 서울북부 사건에서는 음주량이 평소 주량 범위일 수 있다는 점보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마신 점과 그 뒤의 신체 반응이 함께 평가된 것으로 보입니다.

· 반복해서 넘어지는 모습, 상처, 감정 결과처럼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 주는 자료가 있는 사건에서 인정 쪽으로 판단이 기운 것으로 보입니다.

· 이전 관계, 사건 후 메시지, 피고인 진술의 일관성은 심신상실 여부뿐 아니라 이용 고의를 판단할 때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5. 양형을 읽는 기본 틀: 법정형의 구조

가. 법정형과 집행유예가 만나는 지점

판결문들은 양형 조건으로 피고인의 나이·성행·환경, 범행의 동기·경위·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들었습니다(형법 제51조 참조). 그 출발점이 되는 법정형부터 보겠습니다.

법정형: 제297조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한편 형법 제62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는 경우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으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두 조문을 겹쳐 보면, 작량감경(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을 하지 않을 때 선고할 수 있는 가장 낮은 형은 징역 3년입니다. 따라서 집행유예가 가능한 것은 바로 이 3년을 선고하는 경우뿐입니다. 서울북부지법 판결은 작량감경을 거쳐 처단형의 범위를 징역 1년 6월~15년으로 잡았습니다.

실무상 유의점: 법률상 집행유예가 가능한 구조라고 해서 실제 선고가 그렇게 이루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결과는 사건의 구체적 내용과 정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나. 양형기준의 적용

이 글에서 다룬 판결들은 성범죄 양형기준 가운데 '강간죄(13세 이상 대상) 제1유형 일반강간'을 적용했습니다.

· 특별양형인자가 없을 때 기본영역은 징역 2년 6월~5년이었습니다(서울북부지법 2022. 12. 6. 선고, 광주고법 2023. 9. 6. 선고 판결).

· '처벌불원'이 감경인자로 인정된 경우 감경영역은 징역 1년 6월~3년이었습니다(춘천지법 강릉지원 2014. 4. 10. 선고, 울산지법 2017. 2. 3. 선고 판결).

실무상 유의점: 위 수치는 각 판결 당시에 적용된 기준입니다.

양형기준은 그동안 개정되어 왔고, 실제 사건에 어느 기준이 적용되는지는 공소제기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에도 성범죄를 포함한 여러 범죄군에서 일반양형인자 '상당한 피해 회복'의 '(공탁 포함)' 문구를 삭제하는 개정이 2026년 7월부터 시행된 것으로 보도된 바 있습니다. 시행일과 적용 범위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공식 자료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6. 동종 집행유예 전력은 어떻게 따져 보나

가.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

조문: 제62조 제1항 단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이 항은 2016. 1. 6. 개정된 바 있습니다.

집행유예 전력이 있다면, 새 범행의 시점이 전력 판결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새 범행의 시점따져 볼 조문과 법리
전력 판결 확정 전조문 문언상 단서가 규정한 '확정된 때부터'의 기간 밖에 있으므로, 단서에 따른 결격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다.
확정 후 유예기간 중단서가 문제 됩니다. 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도6196 판결은,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한 죄에 형을 선고할 때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를 '이미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된 경우'와 '선고 시점에 유예기간이 지나지 않아 형 선고의 효력이 남아 있는 경우'로 한정해 해석했습니다.

또한 형법 제63조에 따라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앞선 집행유예도 효력을 잃습니다.
실효·취소 없이 유예기간이 지난 뒤형법 제65조에 따라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습니다. 위 2006도6196 판결은 유예기간이 지나 형 선고의 효력이 없어진 경우를 단서의 결격 범위에서 제외했습니다.

실무상 유의점: 위 2006도6196 판결은 2016. 1. 6. 개정 전 조문에 대한 판단이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현행 조문과의 관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어느 갈래에 해당하는지는 전력 판결의 확정일, 유예기간, 새 범행일을 대조해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나. 판결로 본 동종 전력 사건: 울산지법 2016고합348

이 글에서 다룬 판결 가운데 동종 성폭력 집행유예 전력이 확인되는 사건은 울산지법 2017. 2. 3. 선고 2016고합348 판결 한 건입니다.

관련 판례: 울산지법 2017. 2. 3. 선고 2016고합348 판결

사안과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전력: 2009. 12. 18. 선고되어 같은 달 29일 확정된 징역 1년 6월·집행유예 3년입니다. 이 사건 범행일은 2016. 4. 27.이었고, 확정일에 유예기간 3년을 더하면 2012. 12. 29.이므로 전력의 유예기간은 범행 시점보다 먼저 지났습니다.
· 사안: 처음 만난 19세 피해자에게 거듭 술을 권해 취하게 한 뒤 자신의 주거지로 데려가,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를 간음했습니다.
· 죄수: 준강간죄와 신상정보 제출의무 위반(성폭력처벌법)이 경합했습니다. 후자에는 양형기준이 없고, 준강간죄 권고형의 하한(1년 6월)이 처단형의 하한(징역 3년)보다 낮아 법원은 처단형의 하한을 따랐으며, 선고형도 징역 3년이었습니다.

불리하게 본 사정: 죄질 불량, 동종 성폭력 전력, 신상정보 제출의무의 불성실한 이행
유리하게 본 사정: 범행 인정·반성, 합의와 처벌불원

결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보호관찰, 120시간 수강, 5년간 정보 공개·고지(준강간죄에 한정)

이 결과는 전력의 시점, 경합범 구조, 합의 내용이 함께 작용한 것입니다. 따라서 동종 전력이 있어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는 뜻으로 읽을 수 없습니다.

다.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이 기재된 사건: 서울고법 2019노2150

관련 판례: 서울고등법원 2019. 11. 27. 선고 2019노2150 판결

불리하게 본 사정: 처음 만난 피해자가 구토하고 쓰러질 정도로 만취한 상태에서 준강간을 했다는 점, 그리고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유리하게 본 사정: 항소심에서 자백·반성했고, 피해자와 합의하여 처벌불원 의사가 제출되었으며, 종전에 동종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결과: 원심의 징역 2년 6월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판결문에는 앞선 사건의 죄명과 확정일이 기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시점 관계에서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했는지는 판결문만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7. 합의와 처벌불원은 어떻게 평가됐나

가. 처벌불원의 의미

관련 판례: 광주고법 2023. 9. 6. 선고 (전주)2023노115 판결

이 판결은 양형기준상 감경요소인 '처벌불원'을 아래 요건이 갖춰진 경우로 풀이했습니다.
· 피고인이 진심으로 뉘우칠 것
· 합의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여 상당한 보상이 이루어질 것
·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법적·사회적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이를 받아들여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것

이 사건 피고인은 수사기관부터 원심까지 범행을 부인했습니다. 법원은 합의금 2,500만 원의 지급과 합의서 제출만으로는 '처벌불원'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합의가 범행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렇지만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시켰고 피해자가 선처를 바란다는 사실은 별도로 유리한 정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에서 범행을 다투지 않고 사과 의사를 거듭 밝힌 점, 처벌 전력, 가족·사회적 유대 등을 함께 살펴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나. 합의가 있었는데도 실형이 선고된 사건

관련 판례: 춘천지법 강릉지원 2014. 4. 10. 선고 2014고합12 판결

피고인들은 법정에서 자백했고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도 제출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래 사정이 불리하게 평가되었습니다.
· 피해자가 술에 취한 틈을 탄 죄질
· 범행 직후 피해자의 직장을 찾아가는 등 2차 피해 우려가 큰 행동
· 블랙박스 녹음과 모텔 CCTV가 드러나기 전까지 범행을 축소·은폐하려 한 점

그 결과 실형(징역 2년 6월, 징역 2년)이 선고되었습니다.

다. 협의 중인 단계에서 읽어야 할 점

위 판결들에 나타난 합의는 모두 이미 성립하여 합의서가 제출된 합의입니다. 협의 중인 단계는 이와 구별되는데, 판결문에는 합의의 성립 여부와 함께 다음 사정이 언급되거나 평가되었습니다.

· 합의 시점에 피고인이 범행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광주고법)

· 합의금이 실제로 지급되었는지(광주고법은 2,500만 원의 지급을 확인)

· 합의서에 위협이나 강요 없이 합의했다는 취지가 기재되었는지(광주고법)

· 범행 후 피해자에게 접근한 사실이 있는지, 범행을 축소·은폐했는지(강릉지원)

실무상 유의점: 피해자 측과의 접촉은 이 점에서 신중해야 합니다.

강릉지원 판결은 피해자 직장을 찾아간 행위를 2차 피해 우려가 큰 행위로 보아 불리하게 평가했습니다.


8. 범행 인정의 범위와 시기

같은 '인정'이라도 시기와 범위에 따라 평가가 달랐습니다.

판결인정 상황평가
울산지법 2016고합348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했습니다.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었습니다.
서울고법 2019노2150원심까지 부인하다가 항소심에서 자백·반성했습니다.항소심에서 형이 낮아졌습니다.
광주고법 (전주)2023노115원심까지 부인하다가 항소심에서 다투지 않고 사과했습니다.처벌불원은 인정되지 않았으나, 반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었습니다.
강릉지원 2014고합12법정에서 자백했으나,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범행을 축소·은폐했습니다.축소·은폐가 불리하게 평가되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룬 판결 중에는 성관계 사실을 인정하는 데 그친 경우와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했다는 점까지 인정한 경우를 구분해 평가한 판결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위 판결들에서 반성은 인정의 시기, 증거가 드러난 시점, 이후의 행동과의 관계 속에서 평가된 것으로 보입니다.


9. 위 판결들을 이 사안에 대입해 보면

알려 드립니다: 아래는 판결문들을 바탕으로 한 검토 의견이며, 확정된 결론이 아닙니다.

1심신상실 인정 여부: 이 사안만으로는 음주량·속도, 영상, 감정 결과, 사건 후 행동이 확인되지 않아 결론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나 상처, 부축, 감정 결과 같은 자료가 있을수록 서울북부 사건 쪽에, 평소 주량 범위의 음주와 정상적인 이동·대화가 확인될수록 두 무죄 사건 쪽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2면식 관계가 없다는 점: 구성요건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정상 상태였다면 처음 만난 사람과 성적 관계를 맺으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인지를 보는 간접사정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3구속기소 상태: 대법원이 제시한 심신상실 판단 사정에는 구속 여부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4동종 집행유예 전력: 6장의 표에서 보았듯이, 새 범행이 전력 판결 확정 전인지, 유예기간 중인지, 유예기간이 지난 뒤인지에 따라 법적 의미가 달라집니다. 같은 전력이라도 시점에 따라 집행유예가 법률상 가능한지부터 갈립니다. 다만 법률상 가능하더라도 실제 선고는 사건의 구체적 내용과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5합의 협의와 일부 인정: 7장과 8장의 판결들에서 합의와 반성은 따로 평가되지 않고 함께 평가되었습니다. 실제 지급 여부, 합의서·처벌불원서 제출 여부, 합의 당시의 태도, 이후의 행동이 사건마다 달랐습니다.


10. 사건 정리에 필요한 자료

준비해 두면 좋은 자료:

· 피해자의 음주량·속도와 평소 주량, 평소 음주 뒤 기억장애를 겪은 경험
· 사건 전후 CCTV 원본, 혈중·소변 알코올 농도, 음주 대사체 감정 결과
· 피해자가 잠들어 있었는지, 몸을 가눌 수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객관자료
· 두 사람 사이의 메시지 전체, 피해자의 최초 신고 내용, 이후 진술의 일관성
· 동종 집행유예 판결의 죄명, 선고일, 확정일, 유예기간과 이번 범행일의 관계
· 합의서·처벌불원서 제출 여부, 합의금 지급 여부, 합의 과정의 자발성
· 피고인이 인정하는 범위가 성관계 사실에 한정되는지,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한 점까지 포함하는지

종합 결론
• 피해자의 기억은 판단 자료의 하나일 뿐입니다. 판결들은 범행 시점에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에 필요한 판단·대응능력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었는지를 객관 정황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 대법원은 '기억이 없다'는 사정에서 곧바로 블랙아웃을 전제하지 말고 패싱아웃과 행위통제능력 저하의 가능성까지 심리하라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기준이 정립된 두 사건에서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 결론이 유지되었습니다.
• 유죄를 전제로 한 양형에서는 동종 전력의 시점, 합의의 실질, 인정의 시기가 함께 작용했습니다.
• 법률상 집행유예가 가능한 구조라고 해도, 실제 선고는 사건의 구체적 내용과 정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상담을 고려하신다면

법률사무소 니케는 성범죄 사건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구속기소된 단계에서는 공소사실의 쟁점(심신상실 인정 여부, 이용 고의)과 양형 사정(전력의 시점, 합의 진행 상황, 인정 범위)을 함께 정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소장, 증거목록, 보유하신 CCTV·메시지·합의 관련 자료가 있다면 그 범위에서 검토해 드립니다. 결과를 보장하거나 약속하는 상담이 아니며, 사건 기록을 확인하기 전에는 구체적인 전망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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