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전과 있는 재범, 아청법 성착취물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면제될까 > 성공사례

실형 전과 있는 재범, 아청법 성착취물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면제될까


피해자와 합의를 마쳤다고 해서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까지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행위자 특성·범행 특성·불이익과 부작용·예방과 보호 효과라는 네 가지 기준으로 이를 판단해 왔고, 동종 실형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재범한 사안일수록 이 네 요소가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1. 공개·고지명령은 형벌이 아니라 '보안처분'입니다

사건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피해자와 합의서까지 주고받았는데,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까지 걱정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걱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공개·고지명령은 피해자 개인과의 합의 여부로 좌우되는 형벌이 아니라, 잠재적 피해자와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보안처분이기 때문입니다. 형벌과는 판단 기준 자체가 다릅니다.

가. 아청법 제49조·제50조의 원칙과 예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49조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법원이 판결과 동시에 신상정보 공개명령을 선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제50조 역시 고지명령에 관하여 같은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두 조문 모두 예외를 인정합니다.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 그리고 신상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입니다. 실무의 쟁점은 대부분 이 '특별한 사정'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몰려 있습니다.

나. 대법원이 제시한 네 갈래 판단기준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6도14230 판결은 이 '특별한 사정'을 판단하는 네 가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아래에서 다룰 모든 사례는 결국 이 네 요소가 어떻게 충돌하고 어느 쪽이 우세했는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6도14230 판결

공개·고지명령의 예외사유는 다음 네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합니다.
· 행위자의 특성 — 연령·직업·재범위험성
· 범행의 특성 — 종류·동기·과정·결과 및 죄의 경중
· 공개·고지로 인한 불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
· 그로써 달성되는 범죄예방 효과 및 피해자보호 효과

같은 판결은 공개명령과 고지명령의 예외사유를 반드시 따로 판단할 필요는 없고, 판단 근거가 공통되면 함께 판단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2. 행위자의 특성 — 전과의 '종류'와 재범위험성 평가

가. 실형인가 집행유예인가, 형법상 누범 요건

행위자 특성 요소에서 실제로 결론을 가르는 지점은 단순히 '전과가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전과의 종류와 재범위험성 평가입니다.

형법 제35조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이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른 경우를 누범으로 규정합니다. 실형을 복역하고 출소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예이며,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기간이 실효 없이 지난 경우는 원칙적으로 누범 요건을 충족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동종 전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전력이 실형이었는지 집행유예였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나. 재범위험성 평가가 갈린 두 사례

재범위험성이 실제 판단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두 판결을 나란히 놓고 보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20. 9. 24. 선고 2020도8204 판결

피고인에게 동종 성범죄 전력이 있었고, 범행 대상이 불특정 피해자였으며,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KSORAS)에서 재범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근거로 원심의 공개·고지명령 선고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반면 서울고등법원 2024. 1. 12. 선고 2023노1726 판결에서는 같은 KSORAS 평가라도 결과가 달랐습니다. 평가 점수가 '중간' 수준 중에서도 낮은 8점으로 나왔고, 전과도 없었습니다. 법원은 이 두 사정을 면제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즉 재범위험성은 전과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구체적인 평가 점수와 함께 판단된다는 점을 이 두 판결이 보여줍니다.

다. 동종 실형 전력 + 단기간 재범이어도 면제된 사례

그렇다고 동종 실형 전력이 있으면 재범위험성이 자동으로 높게 평가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 사례는 그 반례에 해당합니다.

관련 판례: 대구고등법원 2017. 4. 6. 선고 2017노5 판결 (1심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약 2개월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럼에도 1심 법원은 이번 범행과 종전 범행이 모두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 방식이었다는 점에 주목해, 신상정보 등록과 이수명령만으로도 재범방지 효과를 어느 정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해 공개·고지를 면제했습니다.

대구고등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이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도 동종 전력과 단기간 재범이라는 사정 자체는 형량을 정하는 단계에서는 명확히 불리한 정상으로 반영되었습니다. 공개·고지명령 면제와 양형은 별개의 판단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3. 범행의 특성 — 피해자 연령과 협박·강요의 결합

가. 미성년 피해자를 상대로 한 강요 행위

범행 자체의 종류·동기·과정·결과라는 요소에서는, 피해자 연령이 낮을수록, 그리고 단순 소지·시청을 넘어 추가 촬영이나 유포를 빌미로 한 강요가 있을수록 뚜렷하게 불리해집니다.

관련 판례: 대구고등법원 2015. 5. 28. 선고 2015노111 판결

피고인은 만 12세 피해자로부터 촬영물을 전송받아 소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자에게 추가 촬영과 음행을 하게 했습니다.

법원은 범행의 종류·동기·수법·결과를 종합하면 면제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해 공개·고지명령을 선고했습니다.

수원고등법원 2021. 8. 25. 선고 2021노314 판결도 같은 방향입니다. 피고인은 약 3개월간 피해자들의 사진을 확보한 뒤, 유포를 빌미로 수위 높은 영상을 촬영하게 하고 그 일부를 지인에게 전송했습니다.

법원은 범행이 가상공간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반복되었고, 제3의 피해자까지 물색한 정황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공개·고지명령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1심에서는 면제되었으나 검사의 항소로 항소심에서 뒤집힌 경우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나.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 별도 처벌 규정 신설

이런 유형의 협박·강요 행위는 2024년 10월 16일 아청법 제11조의2(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이용한 협박·강요)가 신설되면서 별도의 처벌 규정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법정형(아청법 제11조의2): 협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협박으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강요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2024년 10월 16일 이전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촬영물등이용협박)이나 형법상 협박·강요죄가 적용되었습니다.
2024년 10월 16일 이후
아청법 제11조의2가 적용되어 협박·강요에 대한 처벌 수위가 별도로 규정되었습니다.

어느 조항이 적용되는지는 범행 시점에 따라 갈리므로, 정확한 시기 확인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실무상 유의점: 범행 특성상 불리한 사정이 많다는 것과 공개·고지명령이 실제로 선고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법률상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사안이라도, 실제 결과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불이익·부작용과 예방·보호 효과 — 저울은 어느 쪽으로 기우는가

가. 협박·강요가 결합돼도 뒤집힌 사례들

세 번째·네 번째 요소는 결국 "공개·고지로 얻는 것과 잃는 것 중 무엇이 더 큰가"라는 저울질입니다. 협박·강요라는 불리한 범행 특성이 있어도, 이 저울이 면제 쪽으로 기운 사례들이 있습니다.

관련 판례: 대전고등법원 2021. 8. 31. 선고 2021노205 판결

촬영물등이용협박이 결합된 사안임에도 공개·고지가 면제되었습니다.

법원이 본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해당 범행 이전 형사처벌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이었던 점
·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 3년 6개월의 실형 복역, 신상정보 등록, 치료프로그램 이수가 예정되어 있는 점

법원은 이러한 사정만으로도 재범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공개·고지로 인한 불이익이 예방 효과를 상회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원고등법원 2024. 10. 30. 선고 2024노507 판결도 같은 구도입니다. 1심은 피고인이 무전과 초범으로 성범죄의 습벽이나 재범위험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수강명령 등 부수처분만으로 충분하다는 점을 근거로 면제했습니다. 수원고등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이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두 판결의 공통점은 '전과 없음'입니다. 협박·강요라는 범행 특성상의 불리한 요소가 있어도, 행위자 특성(초범)이 예방 효과 판단을 뒤집을 만큼 강하게 작용한 것입니다. 반대로 동종 실형 전력이 있는 사안에서는 이 저울이 같은 방향으로 기울기 어렵다는 점을, 앞서 살펴본 2020도8204·2021노314 판결이 보여줍니다.


5. 합의·처벌불원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그리고 남는 처분들

가. 합의는 양형 사유이지, 면제 사유가 아닙니다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는 양형 단계에서는 분명히 유리한 정상으로 작용합니다. 대전고등법원 2025. 1. 23. 선고 (청주)2024노199 판결에서도 법원은 합의 및 처벌불원 의사를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습니다.

그러나 공개·고지명령은 피해자 개인에 대한 응보가 아니라 잠재적 피해자와 지역사회 보호를 위한 처분이므로, 앞서 본 네 가지 요소 중 어디에도 합의 자체가 결정적으로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2015노111·2021노314 판결은 모두 합의·처벌불원 사정이 있었음에도 공개·고지명령이 선고되었습니다. 반대로 2021노205·2024노507 판결처럼 면제된 사례에서도 핵심 근거는 합의가 아니라 무전과·초범이라는 행위자 특성과 재범방지조치의 충분성이었습니다.

합의는 예방·보호 효과 판단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그 자체가 불이익-효과 저울을 단독으로 기울이지는 않는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다만 이 역시 판례 경향에 따른 평가이며, 실제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나. 등록·공개·고지·취업제한·이수명령은 서로 다른 처분입니다

공개·고지명령이 면제되어도 나머지 부수처분은 별개로 남습니다.

관련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4. 1. 12. 선고 2023노1726 판결

공개·고지는 면제하면서도 다음 처분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 신상정보 등록·제출의무
·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 5년 취업제한명령

성폭력처벌법 제42조에 따라, 아청법 제11조 제5항(성착취물 소지·시청) 등 등록대상 성범죄로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이는 공개·고지명령의 인용·면제 여부와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종합 결론
• 네 가지 요소를 종합하면, 동종 실형 전력이 있고 그 집행을 마친 후 3년 이내에 재범했으며 피해자가 13세 미만이고 협박·강요가 결합된 사안은, 행위자 특성(전과+재범위험성)과 범행 특성(피해자 연령+강요) 두 요소 모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판례상 낮지 않습니다.
• 다만 이는 판례 경향에 따른 평가일 뿐이고, 실제 결론은 접촉 방식, 재범위험성 평가 결과, 재판부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면제를 다투려면 행위자 특성에서는 비접촉성·재범방지조치의 구체적 이행을, 범행 특성에서는 종전 범행과의 질적 차이·피해자 수·유포 여부를, 불이익-효과 저울에서는 실질적 재범방지 효과를 구체적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 특히 전과가 실형인지 집행유예인지, 이번 범행과의 간격이 형법상 누범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정확한 날짜 확인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사안의 공소장·판결문을 직접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법률사무소 니케는 아청법·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대응을 포함한 변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안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주장할 수 있는 지점이 달라지므로, 관련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광고책임변호사 이현권 변호사를 비롯한 담당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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