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등이용촬영죄, "재범위험성"은 하나의 기준이 아닙니다 처분 단계별로 뜯어보기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재범위험성"이라는 같은 단어는 구속영장 심사,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전자장치 부착명령, 취업제한명령, 수강명령·이수명령까지 절차마다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하지만 각 절차가 요구하는 증명의 정도와 판단 요소는 전혀 다릅니다. 이 글은 판례를 근거로 절차별 판단기준을 정리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아래와 같은 형태입니다.
"저는 재범위험성이 없으니까 괜찮은 거 아닌가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한 말도 아닙니다. 같은 단어라도 등장하는 절차에 따라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와 판단 요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절차에서는 재범위험성이 "낮은 편"이라는 정도만으로 충분하지만, 어떤 절차에서는 장래에 다시 범죄를 저질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라는 훨씬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법원이 실제로 이 문제를 어떻게 판단해왔는지, 판례를 바탕으로 처분 단계별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글이 다루는 사안: 아래 검토는 다음 전제를 기준으로 합니다.
· 초범(동종·이종 전과 없음)
· 범행 장소는 화장실·탈의실 등 다중이용시설
· 피해자는 1인
· 촬영물 유포는 없는 상태
· 아직 경찰조사 전 단계
· 피해자와의 접촉은 없는 상황
촬영물이 유포되었거나 전송된 이력이 있는 경우,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장애인인 경우는 판단 요소 자체가 달라지므로 이 글의 범위 밖입니다. 특히 피해자의 연령은 취업제한명령이나 부착명령의 청구 요건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사항이라, 실제 사건에서는 반드시 별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 초범(동종·이종 전과 없음)
· 범행 장소는 화장실·탈의실 등 다중이용시설
· 피해자는 1인
· 촬영물 유포는 없는 상태
· 아직 경찰조사 전 단계
· 피해자와의 접촉은 없는 상황
촬영물이 유포되었거나 전송된 이력이 있는 경우,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장애인인 경우는 판단 요소 자체가 달라지므로 이 글의 범위 밖입니다. 특히 피해자의 연령은 취업제한명령이나 부착명령의 청구 요건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사항이라, 실제 사건에서는 반드시 별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1. 수사 단계: 구속영장에서의 재범위험성
구속은 원래 주거 부정, 증거인멸 우려, 도망 우려라는 세 가지 사유가 핵심입니다.
근거 조문: 형사소송법 제70조 제2항은 법원이 구속사유를 심사할 때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우려 등을 함께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재범위험성은 그 자체로 독립된 구속사유라기보다는, 앞의 세 가지 사유를 판단할 때 함께 고려하는 요소에 가깝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피해자와의 접촉이 없다는 점, 초범이라는 점, 유포 정황이 없다는 점이 상습성·반복성 판단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실무상 유의점: 다중이용시설이라는 장소적 특성 때문에, 수사기관이 휴대전화나 저장매체 전반을 확인해 추가 촬영물이나 반복 범행 여부를 살펴보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2.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재범위험성
성폭력처벌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체계에서 신상정보 공개·고지는 원칙적으로 선고됩니다.
예외 요건: 신상정보를 공개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면제됩니다. 이 "특별한 사정"을 판단할 때 재범위험성이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들어갑니다.
가. 판단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판례
관련 판례: 대법원 2020. 9. 24. 선고 2020도8204 판결
피고인의 연령·직업·재범위험성 등 행위자의 특성, 범행의 종류·동기·과정·결과 및 죄의 경중 등 범행의 특성, 공개·고지로 인해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되는 예방 효과와 피해자 보호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본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도구(KSORAS) 점수 총점 29점 중 14점으로 '높음' 수준(13점 이상)
· 동종 범죄 전력이 있었던 사안
결국 공개·고지명령을 면제한 원심이 파기되었습니다.
피고인의 연령·직업·재범위험성 등 행위자의 특성, 범행의 종류·동기·과정·결과 및 죄의 경중 등 범행의 특성, 공개·고지로 인해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되는 예방 효과와 피해자 보호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본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도구(KSORAS) 점수 총점 29점 중 14점으로 '높음' 수준(13점 이상)
· 동종 범죄 전력이 있었던 사안
결국 공개·고지명령을 면제한 원심이 파기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 사건 피고인에게는 이미 동종 전력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초범이고 위험성 평가에서 낮은 점수가 나오는 경우라면 같은 논리 구조 안에서 반대 방향, 즉 공개·고지명령 면제 쪽으로 판단될 여지가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법률상 가능성의 문제이고, 실제 결과는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전자장치 부착명령: 요건부터 다른, 더 무거운 재범위험성
부착명령은 애초에 아무 사건에서나 청구되는 게 아닙니다.
청구 요건: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은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고, 재범위험성까지 인정되어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 동종 전력자가 형 집행종료·면제 후 10년 이내 재범한 경우
· 부착 전력자의 재범
· 2회 이상 범행으로 습벽이 인정되는 경우
· 19세 미만 대상 범행
· 장애인 대상 범행
· 동종 전력자가 형 집행종료·면제 후 10년 이내 재범한 경우
· 부착 전력자의 재범
· 2회 이상 범행으로 습벽이 인정되는 경우
· 19세 미만 대상 범행
· 장애인 대상 범행
초범이고 성인 피해자를 전제로 한다면, 이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해 부착명령 청구 단계까지 가지 않을 가능성이 비교적 큽니다.
가. "상당한 개연성"이라는 더 높은 문턱
설령 요건을 충족하는 사안이라 해도, 여기서 말하는 재범위험성은 다른 절차보다 문턱이 훨씬 높습니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7410, 2010전도44 판결,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전도82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9. 5. 선고 2019노1343, 2019전노107 판결
재범의 위험성이란 단순히 재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사건에서 법원이 본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K-SORAS 평가 결과 총점 18점으로 '높음' 수준
· PCL-R 평가 결과 총점 26점으로 '높음' 수준
· 과거 유사한 수법의 동종 전력
이러한 사정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재범위험성이 인정된 사안입니다.
재범의 위험성이란 단순히 재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사건에서 법원이 본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K-SORAS 평가 결과 총점 18점으로 '높음' 수준
· PCL-R 평가 결과 총점 26점으로 '높음' 수준
· 과거 유사한 수법의 동종 전력
이러한 사정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재범위험성이 인정된 사안입니다.
즉 부착명령에서 요구되는 재범위험성은 "가능성"이 아니라 "상당한 개연성"입니다. 청구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않는 사안이라면 이 단계까지 논의가 이어질 필요조차 없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4. 취업제한명령: "현저히 낮음"이라는 더 높은 문턱
근거 조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은 성범죄로 형이나 치료감호를 선고받으면 원칙적으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대한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예외는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이거나, 그 밖에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뿐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표현이 "현저히 낮은"입니다. 단순히 재범 가능성이 낮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그보다 더 강한 소명이 요구되는 방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초범이라는 사정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될 위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안정적인 직업·가족관계, 재범방지 프로그램 참여, 치료·상담 이력 같은 재범 억제 요인을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한다면 예외 인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법원이 재범위험성 등에 관해 전문가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필요한 경우 상담·평가 결과 같은 자료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법률상 가능한 주장 구조일 뿐, 실제로 예외가 인정될지는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됩니다.
5. 수강명령·이수명령: 재범위험성 '낮음'이 곧 '면제'는 아니다
근거 조문: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은 성폭력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을 받으면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예외는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로 좁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재범위험성이 낮다고 주장하더라도 수강·이수명령 자체가 아예 면제되기보다는, 부과는 하되 시간이나 프로그램 내용에서 조정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상 유의점: 법원은 같은 법 제17조에 따라 보호관찰소에 피고인의 범행동기, 피해자와의 관계, 재범위험성 등에 관한 판결 전 조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 진술이나 태도가 이후 이 조사 자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6. 같은 피고인, 처분마다 다른 결론 — 대전고등법원 판결이 보여주는 것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대전고등법원 2021. 12. 2. 선고 2021전노32, 2021노329 판결입니다.
이 사건에서 검사는 1심이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을 면제한 것도,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한 것도 모두 부당하다며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결과는 절반의 인용이었습니다.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범행한 점, 동종 전력이 있는 점, 정신과 약을 복용하지 않고 음주 시 문제행동을 보인다는 진술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1심의 면제 판단을 뒤집고 공개·고지명령을 선고했습니다.
전자장치 부착명령
KSORAS·PCL-R 평가 결과가 모두 '중간' 수준이었고 수형생활·신상정보 등록·치료프로그램·보호관찰을 통해 교화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들어, 부착까지 필요할 정도의 상당한 개연성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같은 피고인,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도 신상정보 공개·고지는 인정되고 부착명령은 기각된 겁니다.
"재범위험성"이라는 말 하나로 뭉뚱그려 생각하면 이 결과가 모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각 제도가 요구하는 재범위험성의 눈높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7. 질문하신 사안에 적용해보면
말씀하신 사안(초범, 다중이용시설, 피해자 1인, 유포 없음, 경찰조사 전, 접촉 없음)을 앞의 기준들에 대입해보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1구속 단계 — 접촉이 없고 초범이며 유포 정황이 없다는 사정이 상습성·반복성이 약하다는 방향의 주장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다중이용시설이라는 장소 특성상 추가 피해자 확인을 위한 수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2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 초범이라는 점과 유포가 없다는 점이 "특별한 사정" 주장의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다중이용시설이라는 범행 장소 자체는 피해자의 취약성이나 침해 정도 측면에서 불리하게 평가될 여지도 있고, 촬영 시도 횟수나 촬영물 개수에 따라 반복성이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3취업제한명령 — "현저히 낮음"이라는 문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평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재범방지 계획을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하는 작업이 특히 중요해지는 지점입니다.
4전자장치 부착명령 — 말씀하신 전제(초범, 성인 피해자 가정)만 놓고 보면 법률상 청구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비교적 커 보입니다. 다만 이는 피해자 연령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5수강명령·이수명령 — 재범위험성이 낮다고 인정되더라도 전면 면제보다는 부과 자체는 이루어지되 내용이 조정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모든 항목은 법률상 유리하게 다툴 여지가 있다는 의미이지, 실제 결과를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며 사건의 구체적 내용과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8.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
재범위험성 판단은 "초범이다"라는 한 문장보다, 재발방지 계획을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로 준비했는지에 따라 설득력이 크게 달라집니다.
상담·치료 참여 이력, 디지털기기 사용 관리 계획, 안정적인 직업과 생활환경 같은 것들이 여기 해당합니다.
수사 초기의 진술과 태도는 이후 판결 전 조사나 양형 판단 자료로 다시 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률적 대응 방향은 초기 단계부터 변호인과 함께 일관되게 준비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피해자에 대한 직접·간접 연락은 계속 피하시고, 수사기관이 요구하는 절차에는 성실히 응하시는 것이 위해우려나 재범우려 관점에서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유의사항: 여기서 다룬 판례들은 재범위험성이 문제된 사건 중 공개된 일부 사례이며, 이 글에서 다루지 않은 유사 사례가 실무상 더 있을 수 있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위 판례들과 사실관계가 완전히 같지 않은 이상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종합 결론
• "재범위험성"은 절차마다 다른 잣대를 가진 단어입니다. 구속영장 심사에서는 세 가지 구속사유를 뒷받침하는 참고요소일 뿐이지만, 부착명령에서는 "상당한 개연성"이라는 매우 높은 문턱을, 취업제한명령에서는 "현저히 낮음"이라는 강한 소명을 요구합니다.
•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은 원칙적으로 선고되고, 재범위험성이 낮다는 사정은 "특별한 사정" 예외를 다투는 근거가 될 뿐입니다.
• 대전고등법원 판결처럼 같은 피고인이라도 절차별로 결론이 갈릴 수 있으므로, 각 절차의 요건과 판단기준을 개별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 초범이라는 사정 하나에 기대기보다, 재발방지 계획을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하는 준비가 절차별 대응의 핵심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은 초범이라 하더라도 절차 단계마다 별도로 다투어야 할 쟁점이 있고, 쟁점마다 준비해야 할 자료도 다릅니다. 법률사무소 니케는 수사 초기 단계부터 각 절차별 쟁점을 함께 점검해드립니다. 상담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문의해 주세요. (초기 상담료는 별도 안내드리며, 실제 수임보수는 상담을 통해 개별적으로 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