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민사 위자료, 판결로 보는 진짜 현황
강제추행 사건, 형사처벌 못지않게 궁금한 게 바로 "민사 위자료는 얼마나 나올까"입니다. 그런데 막상 판결례를 찾아보면 300만 원짜리 사건도 있고, 2,500만 원짜리 사건도 있어서 오히려 더 헷갈리실 텐데요. 오늘은 2017년부터 2025년까지의 실제 판결 흐름을 짚어보면서, 위자료 액수가 왜 이렇게 갈리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요소들이 실제로 작용하는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위자료 액수, '시세표'처럼 보면 안 되는 이유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강제추행 사건의 민사 위자료는 사안별 편차가 정말 큽니다. 극단적으로는 위자료가 1억 원을 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20만 원대 소액으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아래에서 소개하는 판결례들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경향'을 보여주는 참조 자료일 뿐, 특정 금액을 시세나 기준표처럼 받아들이시면 곤란합니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따로 있습니다.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사실관계라 하더라도, 변론의 방향에 따라 인정되는 위자료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사실이에요. 같은 부위를 같은 횟수만큼 추행한 사건이라도 ▲가해자 측이 어떤 사정을 어떻게 소명하는지 ▲피해자 측이 정신적 고통을 어떻게 입증하는지 ▲형사공탁·합의 등 피해 회복 노력을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당사자 관계나 사건 경위를 법정에서 어떻게 구성해 제시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다시 말해 위자료 액수는 '추행의 객관적 태양'만으로 기계적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변론 전략과 소송 수행의 결과물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관련 판례: 법원 스스로도 이 점을 명확히 밝힌 바 있습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산정은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는 것이어서, 단순히 다른 사건에서의 강제추행 내용이나 추행 부위, 가해자의 태도를 기준으로 위자료 액수가 과도한지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창원지방법원 2023. 4. 14. 선고 2022나56101 판결)는 취지입니다.
2.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위자료를 정할까
법원은 강제추행으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할 때, 사실심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량으로 확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재량'의 폭이 넓기 때문에, 같은 유형의 사건이라도 변론에서 무엇을 어떻게 부각시키느냐에 따라 결과 편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실무상 참작되는 요소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 피해자 측 사정
1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2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3피해자의 과실 정도
나. 가해자 측 사정
1고의·과실의 정도
2가해행위의 동기와 원인
3불법행위 후 가해자의 태도
다. 기타 사정
1추행의 경위·방법·정도, 추행의 횟수
2형사처벌의 결과, 원·피고의 관계
3피해 회복 여부, 공탁 여부 및 금액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위 참작 요소들은 각각이 '변론으로 형성 가능한 영역'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는 거예요. 예컨대 같은 '가슴 1회 접촉' 사안이라도, 가해자 측의 태도·반성·공탁 시점을 어떻게 변론에서 구성하느냐, 피해자 측의 정신과적 후유증을 어떤 방식으로 입증하느냐에 따라 인정 금액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3. 최근 판결로 보는 위자료 흐름 (2017~2025)
실제 판결 몇 가지를 시간 순으로 살펴볼게요. 각 사건은 개별 사실관계와 변론 경과의 결과물이고, 판결문에는 드러나지 않는 소송상의 공방(입증 활동, 준비서면 구성, 증인신문 전략 등)이 실제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전제로 봐 주세요.
관련 판례: 허리 감싸기·엉덩이 쓰다듬기(산악회 모임 중 발생) → 800만 원(서울북부지방법원 2017. 10. 26. 선고 2017가단110165 판결) / 6회 반복 추행 → 위자료 1,000만 원(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2. 14. 선고 2021나44960 판결) / 성기 부위를 피해자 배·엉덩이에 갖다댐(VR게임장에서 종업원이 고객에게 저지름) → 2,500만 원(의정부지방법원 2021. 11. 18. 선고 2021가단107725 판결)
관련 판례: 학원 원장이 고등학생 다수를 추행 → 원고(피해 학생) 1,500만 원, 원고(부모) 300만 원, 형사공탁 1,500만 원 참작(서울동부지방법원 2023. 12. 21. 선고 2023가단133897 판결) / 강제추행치상 → 2,500만 원, 형사공탁 2,000만 원이 있었지만 피해자가 수령하지 않아 채무 소멸 효력 없음(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1. 17. 선고 2023가단200621 판결)
표만 놓고 보면 '경미한 접촉은 300만 원대, 중대한 추행은 2,000만 원대'처럼 대략적인 구간이 보이는 것 같지만, 이건 여러 사건을 사후적으로 나열했을 때 관찰되는 경향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극단값의 존재(1억 원 초과 사례도, 20만 원대 소액 사례도 있음), 변론 전략에 따른 편차, 재판부의 재량 폭, 개별 사건의 특수성 때문에 표에 나타나지 않는 큰 편차가 항상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4. 추행 부위별로 보면 어떤 흐름이 보일까
아래 분류는 판결례를 추행 부위·태양 기준으로 정리한 것인데요, 법원이 추행 부위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점, 그리고 같은 구간 안에서도 변론 방향에 따라 실제 결과는 이보다 훨씬 낮거나 높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유의해 주세요.
가. 경미한 접촉 (단순 신체 접촉 1회, 비성기 부위)
엉덩이 1~2회 만지기, 어깨·허리 감싸기, 가슴 1회 접촉 등이 여기 해당하고, 표에 나타난 인정 범위는 약 300만 원~800만 원 선입니다. 가슴을 손가락으로 1회 누른 사건이 300만 원(수원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3나107795 판결), 엉덩이 2회 만지기가 700만 원(수원지방법원 2025. 1. 8. 선고 2023나93315 판결)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나. 중간 정도의 추행 (반복 접촉 또는 복합 부위)
가슴·엉덩이 등을 여러 차례 만지거나 복수 부위를 접촉한 경우로, 인정 범위는 약 700만 원~1,500만 원 선입니다. 허벅지를 수회 쓰다듬은 사건이 1,000만 원(대구지방법원 2022. 5. 3. 선고 2021가단125652 판결), 가슴을 수십 차례 움켜쥐고 음부를 쥐거나 비빈 사건이 1,200만 원(춘천지방법원 2024. 10. 29. 선고 2024가단30690 판결)으로 인정됐습니다.
다. 중대한 추행 (음부·성기 부위 직접 접촉, 반복·지속적 추행)
음부·성기 부위 직접 접촉, 옷 안으로 손을 넣는 행위 등이 여기 해당하며 인정 범위는 약 1,500만 원~2,500만 원 이상입니다(다만 이보다 훨씬 높거나 낮게 마무리되는 사례도 실무상 존재합니다). 8회 반복된 직장 내 추행이 2,000만 원(청주지방법원 2022. 9. 27. 선고 2022가단59656 판결), 지위·권력을 이용한 추행이 2,300만 원(의정부지방법원 2024. 8. 22. 선고 2023나220784 판결)으로 인정됐습니다.
5. 위자료를 올리거나 낮추는 요소, 결국 변론에서 다투는 지점
아래 요소들은 모두 소송 과정에서 당사자가 어떻게 입증하고 주장하느냐에 따라 재판부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즉 변론의 대상이 되는 지점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 위자료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
1추행 부위가 음부·성기 등 민감한 신체 부위인 경우
2추행 횟수가 많거나 기간이 장기인 경우, 가해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경우
3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PTSD·우울증 등 정신과적 후유증이 발생한 경우
4가해자가 범행을 부인하거나 피해 회복 노력이 없는 경우, 상해가 동반된 경우
나. 위자료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
1추행 부위가 비교적 경미하고 1회에 그친 경우, 원·피고 간 기존 친밀한 관계가 있던 경우
2피해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나 소를 제기한 경우
3가해자가 형사공탁 등 피해 회복 노력을 한 경우(단, 피해자가 수령하지 않은 경우 참작 불가), 피해자의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
실무상 유의점: 오래된 서적이나 인터넷 자료에는 강제추행 위자료가 보통 300만 원~600만 원 사이가 제일 많다는 서술이 남아 있는데, 이는 다소 낡은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판결에서는 추행의 태양과 피해 정도에 따라 1,000만 원~2,500만 원 수준의 위자료가 인정되는 사례도 상당수 확인되고 있어, 위자료 산정 기준 자체가 사회적 법감정과 물가 수준을 반영해 점차 상향되는 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무상 유의점: 형사공탁금이 민사 위자료 채무 소멸에 영향을 미치려면 ① 위자료 명목으로 공탁되었음이 명확하고, ② 피해자가 수령했거나 채무 총액에 비해 근소하게 부족한 경우여야 합니다. 피해자가 수령하지 않은 형사공탁금은 원칙적으로 위자료 채무 소멸 효력이 없다는 게 최근 판결들의 일관된 태도입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1. 17. 선고 2023가단200621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4. 8. 22. 선고 2023나220784 판결).
종합 결론
• 강제추행 민사 위자료는 300만 원대부터 2,500만 원 이상까지 폭넓게 분포하며, 표에 나온 구간은 어디까지나 참조 자료일 뿐이다.
• 위자료 산정은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하고, 참작 요소 대부분이 변론을 통해 형성 가능한 영역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 추행 부위·횟수 못지않게 피해 입증 방식, 가해자 측 대응, 공탁·합의 시점이 실제 인정 금액을 좌우한다.
• 형사공탁은 피해자가 수령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위자료 채무 소멸 효력이 없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